인천의 정체성 되찾기… 4월 3일부터 매주 금요일 깊이 있는 역사 산책 시작
인천시립박물관, 강화도조약 150주년 기획전 연계 특강을 개최한다
인천시립박물관이 강화도조약 체결 15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특별 강좌를 마련했다. 인천광역시는 시립박물관이 오는 4월 3일부터 17일까지 기획전과 연계한 특별 강연 프로그램 「강화도조약을 되돌아보는 세 가지 방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강은 단순한 역사 해설을 넘어, 강화도조약을 둘러싼 국제 정세와 조선의 대응, 그리고 개항 이후 인천의 변화까지 다각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특강은 현재 진행 중인 전시 <인천, 세계의 바다에 뛰어들다>와 긴밀히 연계돼 기획됐다. 전시는 강화도조약을 단순히 ‘불평등 조약’이라는 평가에 머무르지 않고, 19세기 후반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조선이 마주했던 외교적 선택과 도전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에 발맞춰 특강 역시 동양사, 한국사, 외교사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층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첫 번째 강의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가 맡는다. ‘격변의 시대, 메이지유신과 조선’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강의에서는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대외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특히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서구 열강의 질서를 받아들이며 근대 국가로 전환하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조선과의 외교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강화도조약이 단순히 양국 간 사건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권력 재편 속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개항 이후 인천의 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하대학교 사학과 이영호 명예교수는 ‘강화도조약의 시공간’을 주제로, 조약 체결 이후 인천이 어떻게 국제 무역과 외교의 중심지로 성장했는지를 설명한다. 당시 인천은 다양한 외국인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급격한 도시 변화를 겪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항구 기능을 넘어 근대적 도시 형성의 출발점이 됐다. 강의에서는 개항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 공간의 변화와 사회·문화적 영향까지 폭넓게 다뤄질 예정이다.
마지막 세 번째 강의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종학 교수가 맡아 강화도조약 체결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는다. ‘조선이 기록한 강화도조약’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강의에서는 당시 조선 측 전권대신 신헌이 남긴 『심행일기』를 비롯한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협상 과정과 외교적 상황을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특히 『심행일기』를 직접 번역한 연구자의 시각에서 당시 인물들의 고민과 선택, 그리고 조약 체결 과정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특강과 함께 진행되는 전시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강화도조약 협상과 관련된 핵심 사료인 『심행일기』 상·하권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해당 자료는 고려대학교 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각각 나뉘어 소장돼 있어 전체 내용을 한 번에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통합 공개된다.
이와 함께 <최익현 초상화>를 비롯한 타 지역 문화유산 4점도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이들 유물은 그동안 각 소장처에 머물러 있던 자료들로,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인천으로 옮겨져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조선 말기 격변기의 역사적 맥락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태익 인천시 시립박물관장은 “이번 특강은 강화도조약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 쟁점을 통해 150년 전 조선이 직면했던 선택의 문제를 오늘의 시각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라며 “전시와 강의를 함께 경험함으로써 시민들이 보다 깊이 있는 역사 이해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특강은 4월 3일부터 17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3월 30일부터 인천시립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사전 신청자 외에도 당일 현장 참여가 가능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둘 예정이다. 이번 강연과 전시는 인천시립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도 한 만큼,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BS 인천방송 이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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