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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천의 가치, 제값 받겠다"… 박찬대 인천시장, 취임 100일 ‘인천 리레이팅’ 청사진 선언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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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바이오·콘텐츠·에너지 미래산업 육성 및 2028 G20 정상회의 유치 추진 -
- 내항 1·8부두 재개발 연말 착공, 재정예산개혁TF 통한 합리적 예산 재설계 도모 -

▲ 박찬대 인천광역시장이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범 100일 언론과의 대화'에서 ‘인천 리레이팅(Re-rating)’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인천시 제공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맞은 박찬대 인천시장이 ‘인천 리레이팅(Re-rating)’을 새로운 시정 전략으로 제시하고 인천의 산업과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송도 바이오산업 등 인천이 가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콘텐츠·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와 한반도 동서평화물류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취임 10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민선 9기 인천시정의 방향과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민들이 실제 성과를 체감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G20 정상회의 유치와 동서평화물류고속도로, 강화 경제자유구역과 평화경제특구 등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협의와 국가계획 반영 등이 필요한 중장기 사업이어서 현재 단계에서 확정된 성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앞으로의 시정 평가는 새로운 사업을 얼마나 많이 발표했는지가 아니라 확보된 예산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고, 정책이 시민들의 생활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취임 100일 기조연설에서 인천을 공항과 항만, 바이오산업, 경제자유구역 등을 갖춘 ‘저평가 우량주’에 비유하며 인천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비수도권 지역에 적용되는 일부 지원에서 제외되는 동시에 접경지역과 섬, 원도심이 안고 있는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천의 가치가 높아졌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도시 브랜드나 대형 개발사업의 규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출퇴근길에서 교통 개선을 체감하고,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주거환경과 의료·돌봄서비스가 나아지고 원도심의 생활환경이 개선되는지가 결국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가 ‘인천 리레이팅’의 최종 목적을 시민의 삶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시장은 일자리가 늘고 동네 경제가 살아나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과 어르신 돌봄이 가능해질 때 시민들이 비로소 인천에서 살맛 난다고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산업 육성은 민선 9기 인천시정의 핵심 축이다. 인천시는 공항과 항만 물류에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인천 물류AX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송도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K-바이오 랩허브를 중심으로 연구와 창업 기능을 강화하고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해 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 연구·생산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미래산업 정책의 성공 여부는 기업이나 연구시설을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인천에서 실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 청년들이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과 기업, 직업교육기관을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를 마련하고 신규 고용과 지역인재 채용, 창업기업 증가 등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G20 정상회의 유치 역시 민선 9기 인천시정이 내놓은 대표적인 대형 프로젝트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컨벤시아의 접근성, 국제행사 개최 경험, AI와 바이오, 에너지 등 G20 주요 의제와 연결되는 산업 기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1년 동안 진행되는 장관급·실무회의를 서해안권 지자체와 분산 개최해 개최 효과를 지역과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G20은 개최도시를 정부가 결정하는 만큼 유치 자체를 현재의 성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도시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적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비 부담과 시설투자 규모,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성, 행사 이후 시설 활용방안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대규모 국제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관광, 국제교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후 활용계획까지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 동서평화물류고속도로 역시 장기적인 구상으로 제시됐다. 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영종과 신도, 강화를 거쳐 강원 고성까지 연결하는 물류축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속초까지 이어 서해와 동해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접경지역 발전과 물류망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국가계획 반영과 막대한 사업비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가계획 반영 여부와 단계별 사업 일정, 예상 사업비, 관계 지방정부의 역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이 장기 사업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화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남단 경제자유구역과 북단 평화경제특구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강화 남단 약 190만 평 규모의 경제자유구역에 바이오와 피지컬 AI, 웰니스 산업을 유치하고 북단에는 평화경제특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화는 오랜 기간 군사규제와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개발에 제약을 받아온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대규모 개발이 실제 주민들의 소득과 일자리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업 유치 과정에서 지역주민 고용과 지역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교통·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취임 100일 동안 실제 진전이 나타난 사업도 있다. 인천시는 남동산단이 정부 문화선도산단으로 선정돼 4년간 국비 327억원을 포함한 58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공공 주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연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에는 1만6천여 가구가 선정됐다.

이들 사업은 향후 실제 착공과 투자,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20년 가까이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남아 있던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사업 자체의 추진뿐 아니라 중구와 동구 등 원도심의 경제·생활권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역시 선도지구 선정 이후 주민 부담과 사업성, 기반시설 확충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면서도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이주 문제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조정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민생과 복지 분야에서는 시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 최초의 치매전담형 시립요양원이 연말 개관을 앞두고 있고 야간·휴일 소아환자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도 추가 지정됐다. 신청서나 소득증명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하는 ‘그냥드림’ 사업도 인천 전 군·구로 확대됐다.

반면 인천시는 재정예산개혁TF를 구성해 시 재정을 점검하고 현금성 사업을 재설계하는 작업에도 들어갔다. 시는 80여일간 재정 점검을 거쳐 현금성 사업을 재설계하고 절감한 재원을 미래 투자에 활용하라는 권고안을 받았으며,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는 인천시 관련 국비 7조863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는 점에서 현재 반영액을 확정적인 재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중복사업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재정 효율화 과정에서 시민들이 실제 이용하는 복지와 생활지원 정책이 후순위로 밀려서는 안 된다. 현금성 사업을 조정할 경우 사업별 이용자와 정책효과,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조정 기준과 절감액, 절감된 재원의 재투자 분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민선 9기 인천시정의 가장 큰 과제는 거대한 청사진과 시민의 일상 사이에 놓인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에 있다.

AI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 육성, G20 정상회의 유치, 강화 경제자유구역과 평화경제특구, 동서평화물류고속도로 등은 인천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당장 체감하는 교통과 주거, 일자리, 의료, 돌봄, 원도심 활성화 역시 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와 임기 내 해결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현안을 구분해 단기·중기·장기별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업마다 재원과 일정, 추진 단계, 책임기관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박찬대 시장은 취임 당시 ‘삶을 키우는 시정’을 약속한 데 이어 100일을 맞아 ‘제값 찾는 인천, 함께 크는 대한민국, 살맛 나는 시민’을 새로운 시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 구상이 실제 시민의 삶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느냐다.

G20 정상회의 유치에 성공하고 글로벌 기업과 연구기관이 인천에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보다 일상적인 곳에서 나타난다. 출퇴근길이 편리해지고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지, 필요한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제때 받을 수 있는지, 낡은 원도심의 생활환경이 개선되는지가 시민들이 체감하는 도시의 가치다.

취임 100일은 민선 9기 인천시정의 성적표라기보다 향후 4년을 평가할 기준을 세우는 시점에 가깝다. 지금까지 제시한 구상을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연결하고, 계획과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박 시장이 강조한 것처럼 도시의 가치는 결국 시민이 평가한다. 인천이 정말 ‘제값’을 찾았는지 여부 역시 대형 프로젝트의 숫자가 아니라 305만 시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통해 확인될 수밖에 없다.

민선 9기 인천시정의 다음 100일은 새로운 구상을 추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이미 발표한 정책을 하나씩 실행하고 결과를 증명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인천 리레이팅’이라는 큰 청사진이 시민들의 일상에서 확인되는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검증의 시작이다.

IBS 인천방송 이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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